[의약분업] 반대의원들 퇴장속 표결강행 22일 국회 보건복지위가 모든 주사제를 의약분업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본회의 통과를 둘러싸고 정치·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게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건복지위에서 한나라당은 김홍신 의원 한 명을 제외하고 전용원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모든 의원들이 개정안에 찬성했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개정안에 반대했으나 고진부·최영희 의원이 당에 `반기'를 들고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복지위 위원들은 회의 시작시간을 두 시간이나 늦춰가며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조율했으나 끝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회의 시작 이후에도 두 시간 동안 찬반토론을 벌였으나 양쪽 의견이 팽팽히 맞섰고, 결국 표결처리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찬성표가 우세하다는 판단에 따라 표결 자체를 막아보려고 했으나 찬성하는 의원들의 처리 의지가 워낙 완강해 저지에 실패했다. 김성순 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논란이 많은 사안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표결처리에 반대했다. 김홍신 의원도 “이렇게 찬반이 엇갈리는 사안은 밤새워서라도 충분한 토론을 해야 한다”며 `지연작전'에 가세했다. 그러나 김찬우·박시균 의원 등은 “더 이상 끌어봐야 똑같은 얘기만 되풀이할 것”이라며 “당장 표결에 붙이자”고 주장했다. 결국 김성순·김화중·김명섭·김화중 의원은 “이런 개악법안 표결에 참여할 수 없다”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표결이 이루어진 뒤 김성순 의원이 회의장에 갑자기 들어가 위원장의 의사봉을 빼앗고 “가결은 뭐가 가결돼. 이렇게 중요한 법안을 이렇게 간단하게 통과시켜도 되는거야”라며 항의 한 뒤 의사봉을 회의장 바깥에 내동댕이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회의장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희중 대한약사회 회장은 표결을 마치고 나오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약사는 국민이 아니냐. 이런 불공정한 게임이 어딨느냐. 국민이 지금 아프다”고 거칠게 항의하다 국회 직원들에게 끌려나갔다. 김태홍 의원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며 “법사위 심의과정과 본회의 통과 과정에서 저지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본 전용원 위원장은 찬성하는 의원들에 대한 의료계쪽의 `로비설'을 의식한 듯 회의 도중 “충분한 의견을 개진하되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특정 직업을 대변하는 것으로 매도하지 말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진행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에서 개정안에 찬성한 고진부 의원은 제주시에서 고신경정신과의원을 경영하고 있는 의사다. 의약분업 시행을 앞두고 당론과 배치되는 주장을 공공연히 해왔다. 최영희 의원은 이화여대 간호학과 출신으로 대한간호협회장을 지낸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다. 의약분업과 관련해 임의분업 입장을 주장해 민주당 안에서 눈총을 받았고 이번 개정안을 다룬 법안심사소위에서도 개정안에 찬성하는 등 개정안 통과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한겨레신문 안선희 기자sha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