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의약분업의 정착을 위해 우리가 기울여 온 노력은 오로지 하나의 뜻, "본래의 취지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아집을 포기하며 항상 협의 자세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우리의 노력과 순수성을 우롱하듯, 주사제 제외로 원칙을 깨려고 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반대 성명과 건의를 제출했고 정치권도 방문하여 반대 의견을 분명히 개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리 의견을 묵살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약사회에서 반대하지 않는다는 유언비어도 들렸습니다. 이 나라는 데모를 하고 파업을 해야만 겨우 소리가 들리는 귀머거리 국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에 본인은 2월 7일 원칙훼손저지 결의대회에서 삭발을 단행했습니다. 임기 20일 남은 시점에 결심을 하게 된 것은 물론 원칙수호 의지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자존심을 접어두고 자제하고 인내하며 정부시책에 협력해온 지난 3년간의 노력이 일거에 무시당하는 배신감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고생을 거듭한 회원에 대한 송구스러움이 복받쳐 올랐습니다. 저는 임기종료와 함께 회무 현장에서 떠날 것입니다만, 후임 회장에게 주사제가 제외되는 무원칙한 분업체제를 물려줄 수 없다는 생각뿐, 다른 의도는 없었습니다. 저의 이러한 의지가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회원 여러분의 절대적인 성원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침해되고 오염될 가능성이 큰 분업제도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선 극단적 단체행동이 요구될 수도 있습니다. 회원여러분! 우리는 끝까지 뭉쳐야 합니다. 그래야 약사직능을 지킬 수 있습니다. 임기를 끝내면서 삭발·농성으로 표현하는 저의 충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 주시고 단결을 거듭 거듭 호소하고 강조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2001. 2. 8. 대 한 약 사 회 회장 김 희 중